일상사2009. 1. 23. 11:09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근래에 나온 영화 중 그나마 볼거리가 많았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화려한 전투장면, 눈을 때놓지 못하게 만드는 볼거리를 놓고 얘기 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가 반지의 제왕이다. 장장 3편이나 되는 내용에 각 파트마다 빠지지 않고 볼거리, 전투를 보여줬으니 오죽하겠는가. 아마도 이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볼거리 하나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재밌는 영화라고 할 것이다.



여기 그런 영화가 또 있으니 바로 “적벽대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반지의 제왕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 것은 역사에 분명이 있는 사실 이라는 것이다. 물론 1800년 전 그러니까 거의 2000년이 다 되어 가는 내용이다 보니 역사 보다는 허구가 어느 정도 가미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역사물은 어디까지나 역사를 기반으로 해야 된다는 점에 동의 한다. 다만 확실하지 않는 부분에 역사물을 책대로 끼워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 감독의 역량에 맞춰 창조할 부분이 있다면 창조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역사도 역사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고 각자 스스로 관련 정보를 찾아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이런 영화에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 많은 거리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유비라는 관점에서 쓰여진 나관중 소설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점이 싫지 않았다. 적벽대전에서 유비 정확히는 제갈공명의 역할을 배제 할 수 는 없지만 그 싸움의 주역은 어디 까지나 조조와 손권 정확히는 주유라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당시 관도에서 원소를 이기고 내려온 조조에게 대항할 세력이라고는 손권 뿐이 없었으니 시대적으로 적벽대전은 조조와 주유가 싸우는 전쟁이라고 봐도 무방 하리라고 생각한다.


감독 또한 영화를 만들기 전에 역사에 관한 내용에서 벋어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적벽에서의 전투를 많은 사람들이 조조와 유비, 제갈공명만을 기억하는데 이를 주유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 보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인물 전개도 주유라는 시각에서 내용이 많이 쓰여진다. 이는 나관중 소설만을 봐왔던 우리한테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리라 생각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게 더 재미있다. 적벽대전은 어디 까지나 조조와, 손권 진영이 맞붙은 전쟁이고 이를 이용해 유비가 형주를 차지하고 나중에 위, 촉, 오가 형성 되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보여준 볼거리, 전투 장면은 괜찮았다. 특히 수전이 시작되고 몇 십분 동안 계속 전투 장면만 보여주는데 근래에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니 말이다. 다만 이런 점이 다른 소소한 부분에서 화면을 놓친 주역이 아닌가 싶다. 감독이 볼거리, 전투에 너무 많은 화면을 할애 하다 보니 인물구성원 간의 심리전, 전략 구성 등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본다. 물론 추리나 심리극이 아니니 특별히 크게 신경 쓰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나와서 딱히 기억에 남는 명대사나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 다는 것이 이 영화의 헛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감독도 이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주유와 제갈공명의 미묘한 심리관계, 소교가 조조 진형에 들어가 조조를 홀리는 장면, 손권 여동생인 손향이 조조 진형에 잠입에 숙재라는 인물과 보여준 코믹스런 화면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 작지만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쉬운건 화려한 볼거리에 반해 인물구성원 간의 심리전 관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글을 쓸 때 항상 근사하게 시작해서 멋지게 끝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_-;; 역시 마무리가 이상하다.

Posted by Jake Kim